이재용·최태원 등 한국 총수들, 손정의 초청으로 미국행… 왜 지금, '스타게이트'인가?
최근 재계의 가장 뜨거운 뉴스 중 하나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미국으로 초청했다는 소식입니다. 이들이 논의할 핵심 주제는 바로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한국 경제를 이끄는 거물들이 굳이 미국까지 가서 손 회장을 만나는 배경에는, AI 시대의 패권을 결정지을 최대 5,000억 달러(약 730조 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숨어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투자 유치를 넘어, 향후 10년의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꿀 'AI 동맹'을 구축하려는 손정의의 야심이 담겨 있습니다.
과연 스타게이트는 무엇이며, 손정의는 한국 기업들에게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그리고 이 만남이 한국 경제에 던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스타게이트'란 무엇이며, 왜 730조 규모인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소프트뱅크, 오픈AI(OpenAI), 그리고 오라클(Oracle)이 손잡고 미국 전역에 걸쳐 'AI 두뇌' 역할을 할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계획입니다.
①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의 목표는 향후 4년 동안 천문학적인 컴퓨팅 자원을 집적한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이 데이터센터는 수백만 개의 고성능 AI 반도체(GPU)를 필요로 하며, AI 개발과 상용화를 가속화할 'AI 고속도로' 역할을 하게 됩니다.
② 한·미·일 'AI 동맹'의 구체화
손정의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이미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회장과 3자 회동을 가진 바 있습니다. 스타게이트는 이 'AI 3각 편대'의 구상이 현실로 구현되는 첫 단계입니다.
* 오픈AI: AI 모델과 운영 시스템을 담당.
* 소프트뱅크: 막대한 자금 조달과 프로젝트 주도.
* 한국 기업들 (삼성, SK 등): AI 칩 생산 및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
2. 손정의, 한국 대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
소프트뱅크는 스타게이트를 주도하고 있지만, 730조 원이라는 막대한 투자금을 혼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프로젝트의 생명줄인 '반도체 공급망'에 있어 한국 대기업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입니다.
① 'AI의 쌀' HBM을 가진 파트너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수백만 개의 GPU는 일반 메모리가 아닌, 고성능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필요로 합니다.
현재 HBM 시장의 주도권은 SK하이닉스가 쥐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HBM 4세대, 5세대 기술에서 추격과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손정의는 이 핵심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스타게이트 생태계에 편입시키려 합니다.
② 세계 최고 수준의 '파운드리' 협력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AI 칩의 위탁 생산(파운드리) 능력도 필수적입니다.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대만의 TSMC와 유일하게 경쟁하는 기업입니다.
손 회장은 AI 설계(ARM)부터 생산(삼성 파운드리), 최종 인프라 구축(스타게이트)까지 이어지는 완벽한 수직 계열화를 구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③ '돈줄' 확보와 리스크 분산
스타게이트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므로, 한국 대기업들의 투자 참여는 소프트뱅크의 재정적 부담을 분산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3. 한국 기업들이 '스타게이트' 참여를 고려하는 이유
한국 기업들 역시 손정의의 초청에 응하는 것은 단순한 친목이 아닌, 미래 먹거리와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① AI 시대의 '골든 티켓' 확보
스타게이트는 앞으로 전 세계 AI 산업의 표준과 인프라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초기 단계부터 참여한다는 것은 최첨단 AI 기술과 데이터센터 구축 경험을 선점하고, 오픈AI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골든 티켓'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② 미래 사업 '피지컬 AI' 로드맵
손정의 회장은 다음 목표로 AI와 로봇을 융합한 '피지컬 AI(Physical AI)'를 제시하며 미국에 대규모 로봇 산업단지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조업 강국인 한국의 기업들, 특히 로봇 및 자동화에 강점을 가진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③ 안정적인 B2B 수요 확보
스타게이트에 반도체를 공급한다는 것은 수년간 안정적이고 대규모의 기업 간 거래(B2B) 수요를 확보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황기에도 실적을 지탱해 줄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AI 패권 다툼, 한국이 핵심 키를 쥐다
손정의 회장의 한국 대기업 총수 초청은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인프라 전쟁'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줍니다.
730조 스타게이트의 성공은 한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한국 기업들은 단순한 '하청'이 아닌, 세계 최대 AI 인프라의 핵심 파트너로서 지위를 확보할 기회를 맞았습니다.
단기적인 투자 리스크와는 별개로, 이번 회동 결과가 대한민국 첨단 산업의 미래 10년을 좌우할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