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패션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촌스럽다’, ‘중장년층 전유물’로 여겨지던 겨울철 작업용 패딩 조끼, 이른바 ‘김장조끼’가 지금은 2030의 새로운 스타일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촌캉스’·‘할매니얼’ 트렌드와 맞물리며 감성적, 실용적 매력이 동시에 부각된 덕분이다.

김장조끼를 입은 에스파 카리나(왼쪽)와 블랙핑크 제니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 촌스러움이 힙이 되는 시대: ‘촌캉스’ 감성의 확산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촌캉스’(촌+바캉스) 문화가 강하게 떠오르고 있다.
시골 감성, 복고풍, 투박하고 정직한 스타일이 신선한 개성으로 재해석되는 흐름이다. 전통시장, 고향 마을, 시골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그 감성을 SNS에 공유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면서, 패션도 자연스럽게 그 무드를 따르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김장철 작업복 이미지가 강했던 ‘김장조끼’가 오히려 ‘투박함 속에서 빛나는 레트로 무드’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과하게 꾸미지 않은 스타일, 자연스러운 빈티지, 편안함을 중시하는 흐름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 할매니얼 트렌드와의 찰떡궁합
MZ세대의 뉴 라이프스타일 키워드 중 하나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이다. 잔잔한 패턴, 레트로 꽃무늬, 뜨개질 오브제, 클래식 조리도구, 전통 간식 같은 할머니 감성이 2030 세대의 취향으로 자리 잡았다.
김장조끼 역시 이 트렌드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두툼한 누빔 퀼팅, 투박한 지퍼와 포켓 디테일,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한 디자인이 오히려 독특한 패션 포인트가 된다.
특히 업사이클링 패션과 결합해 친환경 메시지를 담아내거나, 전통 시장 브랜드와 로컬 디자이너들이 협업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할매니얼 감성의 상징 아이템’으로 성장하고 있다.
■ 실용성과 패션성을 동시에 챙기는 2030의 선택
2030 세대의 소비 트렌드는 더 이상 ‘예쁘기만 한 아이템’을 찾지 않는다.
실용성·보온성·가성비·편안함, 여기에 개성까지 담을 수 있는 제품이 선택된다.
김장조끼는 이런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한다.
- 활동성: 가벼운 무게, 두 팔이 자유로운 구조
- 보온력: 작업용으로 설계된 만큼 든든한 보온성
- 포켓 실용성: 스마트폰·지갑·이어폰까지 수납 가능
- 가격 경쟁력: 일반 패딩 대비 저렴하고 내구성 높음
특히 최근에는 컬러·핏·소재를 다양화한 ‘뉴 김장조끼’ 제품이 브랜드 중심으로 쏟아져 나오며, 작업복 이미지에서 벗어나 ‘데일리 아우터’로 재탄생하고 있다.
검정·베이지·카키 같은 베이식 라인뿐 아니라 핫핑크, 코발트블루 등 과감한 컬러도 등장해 패션성과 재미를 극대화한다.
■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과 SNS 바이럴
이 열풍의 중심에는 역시 SNS, 특히 틱톡·인스타그램 리그램 콘텐츠가 자리한다. ‘촌스러움이 힙해지는 순간’을 재치 있게 담아낸 영상과 패러디, "김장조끼 OOTD" 챌린지 등이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확산됐다.
브랜드들 역시 ‘뉴트로’, ‘로컬 크래프트’, ‘시장 패션’ 등의 키워드를 활용해 김장조끼를 현대적 이미지로 포장하는 데 성공했다. 일부 편집숍에서는 ‘김장룩(Kimjang Look)’이라는 스타일 카테고리를 만들기도 한다.
■ 김장조끼는 단순 유행이 아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이제 김장조끼는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니다.
2030에게는 ‘편안함·복고 감성·개성·실용성’이라는 라이프스타일 가치의 집합체이다. 불필요한 과시보다 자신만의 취향을 중시하고, 시골 감성과 전통 시장의 따뜻함을 재해석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김장조끼는 앞으로도 가을·겨울 시즌마다 재조명될 가능성이 높다.
SNS 촬영용 아이템을 넘어, 데일리 아우터로 편하게 입고 외출하는 ‘실용적 힙스터 패션’으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협업과 로컬 스토리텔링 제품들도 더욱 활발히 등장할 전망이다.
<참고> 관련기사
지난 16일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19세~34세의 '김장조끼'와 연관 키워드(꽃무늬조끼 등) 검색량이 77까지 기록했다. 네이버는 검색량 최고치를 100으로 설정해 상대적 변화를 표시한다. 지난해 12월22일 최고치 100까지 찍었던 검색량은 날씨가 풀린 후 감소하다 지난달 중순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김장조끼를 입는 사람까지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국내 대표 속옷 브랜드 BYC의 반려견 의류 브랜드 '개리야스(Garyas)' 코엑스 팝업 행사에서는 강아지용 김장조끼가 화제를 모았다.
[아시아경제 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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