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물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낀 주말이었습니다.
지난 금요일(11월 14일) 아침부터 시작된 파주 지역의 대규모 단수 대란은 17만 가구의 일상을 송두리째 멈춰 세웠습니다.
사고 발생 이틀째인 현재, 긴급 복구 작업이 완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불편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양시 덕이동 광역송수관로 파손 현장. [연합뉴스]
🔴 사건의 전말: 1,000㎜ 광역 송수관로가 멈추다
파주 단수 사태의 원인은 명확했습니다. 11월 14일 오전 6시 30분경,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에서 진행 중이던 한강 하류권 4차 급수체계 조정 시설 공사 도중 광역송수관로(관경 1,000㎜)가 파손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거대한 관로는 파주시 운정, 금촌, 교하, 조리읍 일대 약 17만여 가구의 생명줄과도 같았습니다. 관로 파손과 동시에 누수를 막기 위해 인근 밸브가 차단되었고, 순식간에 파주 지역으로 향하는 수돗물 공급이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주말을 앞두고 맞이한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17만 시민들은 물을 미리 받아 놓을 시간조차 없이 큰 혼란을 겪어야 했습니다.
🛠️ 19시간 사투 끝에 관로 복구 완료!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는 사고 발생 직후부터 밤샘 복구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약 19시간의 사투 끝에 11월 15일 새벽 0시 50분경, 파손된 광역송수관로의 누수 복구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새벽 1시부터는 고양정수장에서 파주 지역의 주요 급수원인 교하배수지와 월롱배수지로 물을 다시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긴긴 단수의 터널이 끝나는 듯 보였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 배수지 수위 확보: 배수지에 물을 채워 안정적인 수위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 수질 안정화 작업: 관로가 비워졌다가 다시 물이 흐르게 되면, 녹물이나 이물질이 섞인 탁수(濁水)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관 세척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파주시는 금촌동 일원은 정오쯤, 나머지 운정, 교하 지역 등은 오후 늦게부터 순차적으로 물이 공급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배수지 상황에 따라 공급 재개 시간이 지연되는 지역도 발생했습니다.
주민들은 물이 다시 나온다는 희망 속에서도, 여전히 수도꼭지에서는 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 시민들의 분노: "늑장 대응, 허술한 안내"
이번 단수 대란은 단순한 급수 중단을 넘어, 행정 대응의 미흡함에 대한 시민들의 날카로운 비판을 불러왔습니다.
사고 발생 후 한참이 지난 낮 12시 23분에야 첫 안전 문자가 발송되어 시민들이 대비할 시간을 놓쳤다는 지적이 큽니다.
또한, 긴급 생수 지원(물차, 병물)을 위해 주민들이 교하도서관과 파주스타디움 등에 긴 줄을 서며 혼잡을 겪어야 했습니다.
파주시는 뒤늦게 "편의점과 마트에서 구매한 생수는 추후 보상하겠다"고 안내했지만, 이미 물품이 동난 상태였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긴급 재난 상황에서 컨트롤타워 역할 실패, 단계별 비상급수 계획 부재 등이 도마 위에 오른 것입니다.
파주시청 전경./인천일보DB
✅ 지금 가장 중요한 것: 탁수 확인과 보상 절차
현재 단수 지역에 계신 분들은 수돗물 공급이 재개되더라도 다음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탁수 확인: 수도꼭지를 틀었을 때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일정 시간 물을 흘려보내야 합니다. 탁수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 생수 구매 보상: 파주시는 단수 관련 피해보상을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보상 절차와 안내사항을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공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증빙 자료(생수 구매 영수증 등)를 잘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이번 파주 단수 대란은 물 공급 시스템의 취약성과 재난 상황에서의 신속한 행정 대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습니다.
17만 시민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하고, 이번 피해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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