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이 단순한 신도시·관광지 개발을 넘어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 허브’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과거 제조업 공백이 컸던 전북권 산업지형이, 전기차·배터리 공급망 재편 추세에 맞춰 ‘RE100 기반의 친환경 소재 단지’라는 전략적 의미를 확보한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특히 미국 IRA와 유럽의 배터리패스포트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 중심 공급망에서 벗어난 클린·비(非)중국 소재 거점의 필요성이 커진 점이 새만금을 주목하게 만드는 핵심 배경입니다.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1,2,5,6공구)와 확장 가능부지(3,7,8공구) 자료출처:전북도
1. 투자 및 입주 현황: ‘속도’보다 중요한 ‘방향성’
2025년 기준 새만금 산업단지에는 전구체·전해질·리사이클링 등 이차전지 핵심 공정 기업들이 속속 집적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LLBS(LS-L&F 합작사)는 새만금 전구체 공장을 준공하며, 연간 130만대 전기차 배터리 분량의 공급능력을 목표로 시운전에 들어갔습니다.
또한 Ronbay Korea는 1조원 이상 규모 투자를 확정하면서 후속 증설까지 예고해, 새만금이 ‘전구체 공급 허브’라는 산업 아이덴티티를 구축 중입니다.
여기에 성일하이텍(리사이클링)·EP Camtech(전해질) 등 후방 공정까지 채워지며 소재 밸류체인의 닫힌 고리(전구체-활물질-리사이클) 구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2. RE100 기반 인프라: 입지경쟁력의 ‘결정적 차별화’
새만금이 타 산업단지와 다른 점은 RE100 직접전력 공급 모델입니다.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OEM 기업은 소재 조달 시 탄소발자국·재생에너지 비율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요건은 곧 수출 경쟁력으로 연결됩니다.
새만금은 국가가 직접 조성한 태양광·풍력 전력을 단지 내 기업에 공급할 수 있어, 투자기업들의 ESG 리포트/탄소감축 인증에도 유리합니다. 단순한 ‘저가산단’이 아니라 규제 대응형 클러스터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확연히 강화되는 구조입니다.
3. 산업 포지셔닝: 셀 생산이 아닌 ‘소재 허브’
흔히 배터리 산업이라 하면 셀 제조(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를 떠올리지만, 새만금의 무게중심은 전구체·양극재·리사이클링 등 중간재입니다.
북미 IRA는 원산지·재활용 함량 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중국 외 지역에서 소재를 확보할 수 있는지는 배터리 완성업체의 ‘사업 성패’와 직접 연결됩니다.
이 때문에 새만금은 향후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내 전략 거점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4. 글로벌 수요 및 정책 흐름: 새만금에 ‘중장기 순풍’
IEA 분석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배터리 수요는 9TWh 이상으로 전망됩니다.
시장자체는 장기 성장곡선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 전기차 판매 둔화가 있어도 핵심소재 투자 가치는 오히려 강화하는 구조입니다.
우리 정부도 2025년 이차전지 정책금융 7.9조원,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확대를 통해 소재기업 투자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즉, 새만금은 국가정책 + 글로벌 공급망 규제 +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삼각 결합된 희소(稀少) 입지입니다.

5. 남은 과제: 인프라 속도와 가격경쟁력
다만 리스크도 있습니다.
첫째, 재생에너지 전력단가가 실제 생산비 경쟁력을 확보할 만큼 낮아져야 합니다.
둘째, 배터리 소재는 중국이 여전히 광물조달 저가 우위를 갖고 있으므로, 북미·EU 인증 기반 프리미엄 전략이 병행돼야 합니다.
셋째, 간척지 기반 산단 특성상 용수·전력·부지 조성 시기가 투입 타이밍과 정확히 맞물려야 후속투자 연쇄효과가 발생합니다.
6. 전망(2026~2030): ‘비중국 공급망 허브’로의 도약
2026~2027년에는 LLBS 양산이 안정화되며 국내 양극재 업체→글로벌 OEM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완성될 전망입니다.
2028년 이후에는 리사이클링 비중이 EU 기준(재활용 함량 의무화)과 연결되며, 새만금=순환형 배터리 생태계 테스트베드 역할이 강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이 강점을 가진 고니켈·고효율·저탄소 소재 경쟁력이 드러나면서 새만금은 탈중국 공급망의 전략 허브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무리하며
새만금의 이차전지 산업은 “양산 중심”이 아니라 ‘글로벌 규제 대응형 소재 클러스터’라는 점에서 진정한 차별성을 갖습니다.
EV 경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긴 호흡의 투자·정책·공급망 전략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결국 새만금이 향후 5년간 해야 할 역할은 단순 제조지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의 ESG 인증 창구로 기능하는 것입니다.
이 점이 향후 전북 산업경제의 구조적 체질개선을 가속화할 핵심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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