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국제적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동시에 방한하여 회담에 나선다는 사실입니다.
양국의 최고 지도자가 한국 땅에서 직접 만난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 경제와 안보 지형을 크게 흔들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경주 APEC 정상회의 의제
이번 회의의 주제는 “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 Connect, Innovate, Prosper”입니다. ‘연결, 혁신, 번영’을 핵심 키워드로, ▲무역·투자의 자유화, ▲디지털 혁신과 AI 협력,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대응, ▲포용적 성장 촉진이 주요 의제로 다뤄집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재편되는 글로벌 공급망 회복력, 기술 패권 경쟁,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등이 집중 논의될 전망입니다. 개최국인 한국은 첨단산업과 녹색성장 분야에서 중재자이자 조율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트럼프-시진핑 회담의 주요 쟁점
양자 정상회담은 APEC 회담의 부대행사 성격이지만, 실제 관심은 이쪽에 쏠려 있습니다.
무역·관세 문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시장 보호와 기술 이전 강제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무역장벽 완화와 중국 기업 보호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지털·기술 갈등
최근 핫이슈인 TikTok 규제, 데이터 접근권, 알고리즘 공개 문제가 직접 논의될 수 있습니다. 양측이 절충점을 찾는다면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안보 현안
미국은 중국의 펜타닐 전구체 수출 문제를 지적할 것으로 보이고, 중국은 대만과 인도태평양 안보 문제에서 자국의 입장을 분명히 할 것입니다.
공급망 경쟁
반도체, 희토류, 전기차 배터리 같은 전략 산업을 둘러싼 패권 다툼도 피할 수 없는 주제입니다. 미국은 공급망 다변화를, 중국은 안정적 협력을 강조할 전망입니다.
기후·에너지 전환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투자 문제도 논의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적극적 기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반도 정세
북한 문제는 한반도를 무대로 만나는 이번 회담에서 빠질 수 없는 의제입니다. 한국 정부 역시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습니다.

전망과 의미
이번 회담에서 획기적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기술과 안보, 경제 시스템에서 근본적인 이해 충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합의’ 혹은 ‘상징적 제스처’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컨대 TikTok 문제의 조건부 타협, 일부 관세 완화, 기후 공동 대응 선언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경주 회담은 한국 외교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미·중이 한반도에서 직접 회동하는 만큼, 한국은 중재자이자 협력자로서 위상을 높일 기회입니다. 반면 성과 없는 회담으로 끝난다면 오히려 기대 관리 실패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양날의 검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은 갈등의 봉합보다는 관리, 대립의 해소보다는 조율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세계의 시선이 경주에 집중되는 만큼, 작은 합의라도 국제질서에 미칠 파급력은 상당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