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기적]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쉬리'(1999)의 재개봉
영화 '쉬리'(1999)가 재개봉한다고 해서 항간에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작을 알린 작품으로 평가 받는 영화 '쉬리'가 26년만에 관객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CJ ENM은 '쉬리'를 4K리마스터링해 오는 19일 재개봉한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쉬리’는 주문형비디오(VOD)로 볼 수 없었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도 찾을 수 없는 영화였다. ‘쉬리’를 다시 보려면 비디오테이프 정도로나 가능했다.
‘쉬리’는 한국 영화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작품이다. 한국 영화 산업화에 발판을 마련한 영화ㅇ이다. ‘쉬리’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자처한 첫 영화로 본격적으로 와이드릴리스(전국 동시 개봉)를 한 최초 한국 영화였다. 큰돈을 들여 전국에서 폭탄을 대량 투하하듯 대규모로 개봉한 영화라는 의미이다. 쉽게 말하면 할리우드 대작의 제작과 개봉 방식을 본뜬 영화였다.
‘쉬리’ 이전 한국 영화는 개봉 방식부터 전근대적이었다. 주요 영화는 보통 서울 중심부 유명 극장에서 단관 개봉한 후 시차를 두고 수도권이나 다른 지방에서 개봉하는 방식을 취했다. 지금처럼 화제작을 전국에서 대규모로 동시에 즐기지 못했던 것이다. ‘쉬리’를 통해 현재 같은 개봉 방식이 본격적으로 도입됐다고 할 수 있다.
'쉬리'는 출연진부터 화려했다. 당대 최고 스타였던 배우 한석규에 떠오르는 신예 송강호와 김윤진이 함께했다. 개성 넘치는 연기로 인기를 끌었던 최민식이 북한 특수부대 지휘관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제작비는 마케팅비 등 포함해 30억 원으로 한국 영화 역대 최대 금액이었다. 내용이 당시로서는 파격적이기도 했다. 남파 공작원과 국내 정보기관 정예요원이 사랑하는 사이이고, 남북 화해를 막기 위해 북한 군부가 준동한다는 설정이었기 때문이다. 흥행작 ‘은행나무 침대’(1996)로 데뷔한 강제규 감독의 두 번째 영화라 눈길을 모으기 충분했다.
개봉 후 신드롬으로 칭해도 될 만큼 전국적 화제를 모았다. 관객 수는 620만 명(배급사 집계)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재즈 가수 캐롤 키드가 부른 삽입곡 ‘When I Dream’이 크게 히트해 키드가 내한하기까지 했다. 한국 영화 산업은 ‘쉬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온 이유들다.

영화《쉬리》(Shiri, 1999)에 대해 정리해 본다.
1. 기본 정보
감독: 강제규
주연: 한석규, 최민식, 김윤진, 송강호
장르: 첩보, 액션, 드라마
개봉: 1999년 2월 1
흥행: 620만 명 관객 동원 (당시 한국 최고 흥행 기록)
2. 줄거리
한국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요원 유중원(한석규)과 이장길(송강호)은 정체불명의 북한 공작원이 남한에서 암살 작전을 수행하는 사건을 추적한다. 그 배후에는 북한 특수부대 출신 엘리트 공작원 이방희(김윤진)가 있다.
한편, 북한의 무장공비 조직이 강력한 액체폭탄 "CTX"를 탈취하면서 남한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 과정에서 유중원은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 이명현(김윤진, 이방희의 또 다른 신분)과의 관계에서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됩니다.
결국, 남북 간의 첩보전과 사랑, 배신이 엇갈리며 영화는 긴장감 넘치는 결말로 치닫습니다.
3. 영화의 특징과 의의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작
당시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본격적인 첩보 액션 장르를 도입하여 대규모 제작비(약 30억 원)를 투자한 첫 작품.
헐리우드 스타일의 액션
총격전, 폭발, 첨단 장비 등을 활용한 액션이 돋보였으며, 빠른 편집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강점.
흥행 신기록
당시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줌. 이후 《친구》,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대형 흥행작들의 길을 열었음.
4. 명장면과 명대사
명장면
김윤진(이방희)이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연인을 대하는 장면
경기장에서의 긴장감 넘치는 폭탄 테러 시퀀스
최민식(박무영)이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장면
명대사
“나한텐 시간이 없어.” (이방희, 정체를 들킨 후)
“내가 사랑한 사람이… 바로 너였어.” (유중원)
5. 결론
《쉬리》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 남북 관계, 첩보전, 사랑과 배신이 얽힌 스토리로 한국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작품입니다.
이후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 등 분단을 다룬 영화들이 나오게 된 계기가 되었고, 한국 영화 산업이 본격적으로 블록버스터 시대에 돌입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참고> "쉬리"의 의미
영화 제목인 "쉬리"는 한국과 일본 사이 바다에 서식하는 물고기(쉬리, Shiri)에서 유래. 남과 북이 분단되기 전 한반도 강에서 살던 물고기로, 영화에서는 남북이 하나였던 시절을 상징하는 요소로 사용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