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 '행로난' 현대적 해석, 장풍파랑(長風破浪)인용 사례 : 후진타오, 리커창
가장 핵심적이고 널리 알려진 문구는 장풍파랑(長風破浪)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문, 해석, 감상 및 현대적 의미를 파악하고, 후진타오와 리커창의 인용사례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원문 (行路難 第一首)
金樽清酒斗十千, (금준청주두십천)
玉盤珍羞直萬錢。 (옥반진수치만전)
停杯投箸不能食, (정배투저불능식)
拔劍四顧心茫然。 (발검사고심망연)
欲渡黃河冰塞川, (욕도황하빙색천)
將登太行雪滿山。 (장등태항설만산)
閑來垂釣碧溪上, (한래수조벽계상)
忽復乘舟夢日邊。 (홀부승주몽일변)
行路難, 行路難, (행로난, 행로난)
多歧路, 今安在。 (다기로, 금안재)
長風破浪會有時, (장풍파랑회유시)
直掛雲帆濟滄海。 (직괘운범제창해)
현대어 번역
황금 술잔엔 맑은 술이 가득하고
옥쟁반엔 진귀한 음식이 가득하지만
나는 잔을 멈추고 젓가락을 던진 채
도무지 먹을 수 없네.
검을 뽑아 사방을 둘러보니
답답한 마음만 가득할 뿐이네.
황하를 건너려니 강물이 얼어붙었고
태행산을 넘으려 하니 눈이 산을 덮었네.
한가로이 푸른 시냇가에 낚시를 드리우거나
배를 타고 해가 뜨는 저 편을 꿈꾸기도 하네.
가는 길은 험하고 험하니
갈래길은 많건만 지금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그러나 언젠가 큰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치며
구름 돛을 높이 달고 푸른 바다를 건너가리라!
시의 주제 및 감상
- 좌절감: 현실에서의 정치적 실패(황하를 건너고 태행산을 넘으려 하나 막혀 있음)
- 자기 반성 & 고뇌: 부귀영화(금잔·옥반)를 앞에 두고도 마음이 괴로워 먹지 못함
- 이상과 꿈: 낚시하는 고사(姜太公)나 태양을 좇는 꿈은, 은둔과 출사의 경계에서 갈등하는 모습
- 희망의 전환: 마지막 2구절은 좌절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겠다는 이백의 굳은 의지를 담고 있음
현대적 해석
이 시는 "세상살이 쉽지 않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오고 나는 뜻을 펼칠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오늘날에도 진로, 사회, 창업, 예술 등 도전을 앞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 지금 길이 막혀 있어도,
▶︎ 결국엔 ‘장풍파랑(長風破浪)’의 기회가 온다.
▶︎ 준비된 자는 구름 돛을 달고 큰 바다를 항해할 것이다.
<참고> 인용 사례
■ 후진타오와 장풍파랑
2006년 4월 미국을 방문한 후진타오 주석이 인용해 화제가 됐다.
당시 후 주석은 시애틀 지역 기업계 및 우호단체와의 오찬에서 ‘장풍파랑회유시, 직괘운범제창해(長風破浪會有時, 直掛雲帆濟滄海)’를 인용하어 중·미 관계 발전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후 주석이 중국인 사이에서 ‘천고의 명구’라고 평가하는 이 구절을 인용한 것은 양국이 지금 당장은 각종 현안을 둘러싼 이견과 마찰로 불편하지만, 이 어려움을 정면돌파해 양국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짐한 것으로 해석되었다.
■ 리커창과 장풍파랑
2011년 8월 홍콩을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상무부총리가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의 시를 인용해 홍콩의 발전을 축원했다.
리 부총리는 17일 저녁 홍콩특구 정부가 주최한 환영만찬 연설에서 ‘장풍파랑회유시, 직괘운범제창해(長風破浪會有時, 直掛雲帆濟滄海)’라는 이백의 시 ‘행로난(行路難)’ 3수 가운데 첫 수의 마지막 두 구절을 인용했다.
리 부총리는 이 시를 인용한 뒤 ‘700여만의 홍콩 동포들은 반드시 시대의 흐름을 바로 보고 발전 기회를 움켜잡아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것”이라며 홍콩의 안정과 번영을 기원했다.
리 부총리가 홍콩을 찾은 것은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으로 침체에 빠진 홍콩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였다.